워드프레스, 5가지 매력 3가지 한계

지금, 워드프레스는 단순한 웹사이트 저작도구가 아니다. 하나의 ‘현상’이다.

오픈소스에 뿌리를 두고 전세계 웹사이트 22%를 만들어낸 콘텐츠관리도구(CMS), 바로 워드프레스다.

인터넷에 콘텐츠를 올리고 관리하는 CMS 시장만 두고 보면 점유율은 60%가 넘는다. 워드프레스는 세상에 나온 지 10년 만에 ‘대세’로 자리잡았다.

워드프레스의 어떤 매력이 이토록 많은 이를 끌어들이는 걸까. 국내 워드프레스 전문가에게 물었다.

임민형 스태커 기술이사(CTO)와 임상준 위키소프트 대표(CEO) 겸 인하공업전문대학 겸임교수, 김범수 플랜온 기획자 3명이다.

임민형 기술이사는 서울시청 웹사이트를 개발했으며, 한국 워드프레스 사용자 모임도 운영한다.

워드프레스 코어 개발에 기여하기도 했다. 임상준 대표는 초창기에 국내에 워드프레스를 들여왔다. 국내 최초로 워드프레스로 언론사 웹사이트를 만든 ‘블로터닷넷‘도 임상준 대표 작품이다.

김범수 기획자는 기술영업 일을 하다 워드프레스의 가능성을 보고 워드프레스 웹사이트 기획과 제작을 돕는 회사를 꾸렸다.

매력1. 콘텐츠 생산·관리에 최적

“콘텐츠의 가치를 축적해서 계획 활용하고 재생산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김범수 플랜온 기획자는 콘텐츠 생산·관리에 유리하다는 점을 워드프레스의 매력으로 꼽았다.

김범수 기획자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관리하고 유통하는 모든 과정이 표준에 가깝게 구조화돼 있기 때문에, 이런 구조 위에 콘텐츠가

쌓이면 10년이 지난 콘텐츠도 영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의 영속성이란 오래 전에 만든 콘텐츠라도 새 콘텐츠에 인용하거나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워드프레스는 콘텐츠를 쌓는 틀과

콘텐츠가 쌓이는 곳이 분리돼 있다. 콘텐츠를 보기 좋게 꾸며주는 테마 기능도 콘텐츠와는 따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웹사이트 모양을 크게 바꾼다고 해도 콘텐츠는 훼손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빼도 마찬가지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각 부분을 바꿔 끼울 수 있다. 이처럼 워드프레스 구조가 모듈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콘텐츠 자체는 보존하면서 새 기능을 더하거나

웹사이트 모양새를 꾸밀 수 있다.

워드프레스 구조도

▲워드프레스 기본 구조

김범수 기획자는 “내가 유튜브에서 1982년에 나온 이용의 ‘잊혀진 계절’ 음악을 듣고 공유를 하면 그 콘텐츠가 현재 시점의 음악이 되는 것”이라며

“검색 전에는 아카이빙만 돼 있던 콘텐츠를 현재 시점으로 끄집어내 유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워드프레스가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매력2. 무궁무진한 확장성

테마와 플러그인이 많다는 점도 워드프레스가 지닌 큰 장점이다. 기사를 쓰는 6월3일 오후까지워드프레스닷오아르지에 등록된 테마는 2570개,

플러그인은 3만1435개에 이른다. 이를 잘 활용하면 단순한 개인 블로그부터 쇼핑몰,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다양한 웹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임민형 스태커 기술이사는 워드프레스 개발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액션훅(action hook)’과 ‘필터훅(filter hook)’을 꼽았다.

훅이란 기능을 가져다 붙일 수 있는 고리 같은 구조를 뜻한다.

임민형 기술이사는 “해당 훅을 활용하면 전체 소스를 고치지 않아도 플러그인으로 기능을 덧붙이거나 뺄 수 있다”라며 “덧붙인 기능이 작동하는

순서까지 제어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발자가 거의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력3. 공유·검색에 유리해

“콘텐츠를 주기 좋고 받기도 좋아요.”

임상준 위키소프트 대표는 워드프레스가 웹표준을 잘 지킨 덕에 외부에 콘텐츠를 전달하기 편하고 외부 콘텐츠를 가져오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등 SNS나 다른 블로그 서비스에 워드프레스에 쓴 글 주소를 가져다 붙이면 미리보기 그림과 함께 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글머리가 나타난다. 언론사 기사를 SNS에 공유해 본 사람이라면 내용과 전혀 관계 없는 수영복 사진이 뜬금 없이 기사 미리보기 그림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그 언론사 웹사이트가 웹표준을 지키지 않은 탓에 페이스북이 기사 밖 광고 그림을 미리보기 그림으로 불러온 것이다.

워드프레스를 쓴 웹사이트는 이런 문제가 덜하다. 반대로 트위터 메시지나 유튜브 동영상 등을 워드프레스 안에서 인용하기도 쉽다.

임상준 대표는 “다른 CMS는 독자적인 데이터 구조를 써서 재가공할 때 불편한 점이 많다”라며 “콘텐츠를 원활히 유통하기 위해선 표준을

지켜야 하는데, 워드프레스는 유통 표준을 잘 지킨 덕에 여러 경로로 콘텐츠를 주고받을 준비가 잘 돼 있다”라고 말했다.

매력4. 튼튼한 기반 구조

임상준 대표는 기본 구조가 탄탄한 점도 워드프레스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준 대표는 워드프레스를 공부하며 기본에 충실한 구조를 보고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워드프레스를 분석하며 보니, 전세계에서 똑같은 시간을 볼 수 있도록 GMT 시간을 기본으로 하고 지역 시간을 따로 적용하더라고요.

이 시간을 따로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만든 콘텐츠가 먼저 만든 콘텐츠보다 더 앞선 시간에 나왔다고 기록돼 콘텐츠 순서가 뒤섞이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이런 문제 소지를 근본적으로 없앤 거예요. 또 단추에 들어가는 글을 전세계 어느 언어로든 바꿀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뒀어요.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에 쓰이는 모든 부분이 다국어로 바뀌는 거예요. 제가 십수년 개발일을 해왔지만, 이런 부분을 보고 많이 반성했죠.

보면 볼 수록 구조적으로 잘 만들어둔 아키텍처인 건 확실한 것 같아요.”

매력5. 오픈소스 커뮤니티

워드프레스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오픈소스’다. 오픈소스란 프로그램의 뿌리가 되는 소스코드를 공개해두고 많은 사람이 함께

프로그램을 개선해 나가는 작업 방식을 가리킨다. 누구든지 워드프레스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는 말이다.

워드프레스가 누구든지 개발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둔 덕에 많은 사람이 워드프레스에 새 기능을 덧붙이고 새 옷을 덧입히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워드프레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판올림도 빠른 편이다. 그래서 보안 결함 등 문제가 생기면 금방 해법이 나오곤 한다.

워드프레스를 만든 매트 뮬렌웨그 오토매틱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대형 언론사도 워드프레스를 쓰는데, 지난 5년 동안 해킹당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워드프레스 자체는 무료지만, 완성도 높은 테마와 플러그인은 유료로도 많이 팔린다. 테마와 플러그인을 파는 테마포레스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바다’(Avada) 테마는 2012년 8월부터 지금까지 7만건이 넘게 팔렸다.

한번 내려받는 데 55달러니 단순히 계산하면 385만달러, 우리돈으로 4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셈이다. 워드프레스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김범수 플랜온 기획자는 “워드프레스 테마 1개를 만드는데 4천만원에서 1억원까지도 들 것”이라고 풀이했다.

물론 무료 테마와 플러그인도 많다. 많은 개발자가 워드프레스를 공짜로 쓴 데 대한 보답으로 자기가 만든 테마나 플러그인도 무료로

공개해뒀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능이 이미 모듈 형태로 구현돼 있기 때문에 조립식 주택을 짓듯 금방 웹서비스를 구축할 수도 있다.

임민형 스태커 기술이사(CTO)는 “많은 플러그인과 테마가 있기 때문에 개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HTML 등 기본적인 기능을 공부하면 이미 나와 있는 기능을 활용해 그럴듯한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김범수 기획자는 “저한테 워드프레스를 배운 지 6개월 밖에 안 된 디자이너 한 분이 혼자서 4주 만에 여행 예약 웹사이트를 만들었다”라며

“HTML도 CMS도 모르고, 네이버 블로그도 열심히 해본 적 없던 친구에게 워드프레스 쓰는 법을 알려줬더니 금방 어떤 도구로 어떤 모양새를

만들지 학습했다”라고 전했다.

부킹몽골리아닷컴

김범수 기획자에게 워드프레스를 배운 디자이너가 4주 만에 만든 몽골 호텔 예약 웹사이트. 지금은 많은 기능이 추가됐다

전문가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워드프레스에 장점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도구는 없다. 워드프레스도 단점은 있다.

한계1. 오픈소스를 벗어날 수 없는 제약

앞서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워드프레스를 지탱하는 큰 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픈소스는 동시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모두가 힘을 모아 프로그램을 개선하려면 모두 같은 기술을 써야 한다. 워드프레스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프로그램(DBMS)으로 MySQL을 쓰고,

프로그램 언어로는 PHP를 쓴다. 모두 오픈소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큰 기업이 오픈소스보다는 오라클이나 MSSQL 같은 상용 DBMS를 주로 쓴다는 점이다. 이런 곳은 워드프레스를 선뜻 도입하기 힘들다.

기술적으로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워드프레스를 널리 쓰이는 상용 DBMS인 MSSQL와 연결해주는 플러그인이 있기는 하지만,

매트 뮬렌웨그는 이 방법을 추천하지 않았다.

워낙 많은 플러그인과 테마가 있기 때문에 이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다른 오픈소스보다 많다. 임민형 기술이사는 “유명한 플러그인

1개를 써서 웹사이트를 개발·운영했는데, 이 플러그인을 만든 개발자가 판올림을 중단해서 워드프레스 코어를 판올림한 뒤에 플러그인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임민형 기술이사는 “규모가 큰 워드프레스 웹사이트가 느리다는 얘기가 종종 나오는데, 이는 많은 플러그인을 덧붙여 많은 기능을 포함했기

때문”이라며 “개발할 때부터 최적화를 염두에 두고 충돌이나 오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스크립트나 함수 이름을 만들 때도 주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계2. 너무 글로벌한 그대, 한국적인 맛 부족해

워드프레스는 미국에서 나온 CMS다. 그래서 구조나 서비스도 다분히 미국적이다. 이점은 글로벌 서비스를 만드는 데는 장점일 수 있지만,

반대로 국내용 서비스를 만들 때 제약이 되기도 한다.

한국 커뮤니티 웹사이트는 대부분 게시판을 기반으로 만들졌다. ‘디시인사이드’나 ‘오늘의 유머(오유)’ 같이 큰 커뮤니티도 게시판을 기본으로 한다.

커뮤니티에서 회원을 관리할 때는 게시판에서 활동한 내역으로 점수를 매겨 등급을 나누거나 그룹으로 묶는다.

워드프레스로도 게시판을 만들 수는 있지만, 한국 커뮤니티 웹사이트처럼 세밀하게 회원을 관리하는 기능은 없다. 플러그인으로 비슷하게

구현할 수는 있지만 만만찮다. 김범수 기획자는 “강력한 회원관리 기능이 필요할 경우 게시판 기반 국산 CMS인 XE를 활용하는 쪽이 낫다”라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기능도 아직 구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김범수 기획자는 “아직 워드프레스로 만든 쇼핑몰은 배송 추적 기능을

더할 수 없다”라며 “미국 사용자 관점에서 개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능을 덧붙이려면 단순히 플러그인을 설치하는 게 아니라

직접 개발을 해야 하는데, 이러면 카페24나 메이크샵 같은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

사용자 환경(UI)이 국내 사용자에게 낯선 점도 단점이다. 워드프레스는 글을 쓰는 화면과 글이 보이는 화면이 다르다. 국내 사용자는 보이는 화면에서

그대로 편집하는 ‘위지윅(WY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 방식 편집기에 익숙하다. 네이버 블로그도 글이 보이는 화면과 편집화면이 같다.

워드프레스도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글이 보이는 화면에서 바로 내용을 손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지만, 플러그인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김범수 기획자는 지적했다.

한계3. 언어 장벽

워드프레스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영어를 어느 정도 익혀야 한다. 워드프레스 관련 설명부터 테마나 플러그인까지 대부분 콘텐츠가 영어로 나오기 때문이다. 워드프레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오가는 노하우도 대부분 영어로 공유된다. 국내 커뮤니티가 아직 작은 편이라 한글로 검색해서는 원하는 답을

구하기 힘들다. 이런 점은 개발자가 영어도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임상준 위키소프트 대표는 “기술이나 그걸 찾아내기 위한 공간은 있지만 내용이 영어로 돼 있어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획자 역시 “문제를 해결할 때 구글에서 영어로 검색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려면 한글화가 꼭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워드프레스가 만능? 콘텐츠 이해해야 성공해”

워드프레스 전문가 3명 모두 ‘워드프레스가 만능 열쇠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장점만큼 한계가 분명한 도구라는 얘기다.

임민형 기술이사는 “워드프레스 자체가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기능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하는 대로 웹사이트를 만들려면 그만큼 노력을

들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획자는 워드프레스를 기성복에 비유했다. “워드프레스는 편한 만큼 제약도 많아요. 기성복 같이 보편성을 준수하는 거죠.

예를 들어 웹사이트 만들어달라고 얘기 하면서 이 기능은 넣고 이 기능은 빼달라고 얘기하는데, 범용적인 도구를 쓰면 맞춤식으로 설계하기 힘들거든요.”

임상준 대표는 콘텐츠를 이해하고 학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워드프레스를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콘텐츠를 얼마나 잘 분류하고 기획했느냐에 개발 성패가 좌우된다고 얘기해요. 사소한 기능을 개발하는 것보다 배경을 잘 구성해둬야 10년,

20년이 가도 활용할 가치가 있는 질 좋은 콘텐츠가 쌓이는 거죠.”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9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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